영어 스토커 같은 녀석

선배는 너만한 사람이 없다느니 외국에 살다 왔지만 영어발음이 꽝이라서 사회를 시킬 수가 없다느니 하다가, 내가 끝까지 고사하자 얼굴 표정을 바꾸면서 ‘이건 회사 일이야. 너에게 부탁하러 온 게 아니니까 부장님께 말씀드리고 공문 보내겠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창피한 통역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 측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를 했다. 안 그래도 회복되지 않은 시차 속에서 사전에 약속된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는 회의 좌석에 앉아 있자니 죽을 지경이었는데, 긴 질문을 단 몇 초짜리 질문으로 바꾸니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그들은 원더풀, 판타스틱이라고 외쳤고 회의가 끝나고 났을 때 ‘내가 최근 참석한 회의 중에 최고의 통역이었다’고 악수를 권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결국 안착한 영어 방법이 바로 이 ‘5 / 2’이다. 출근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5개까지 뜻을 찾아보고, 선택한 사이트에 들어가서 문장 2개를 말 그대로 ‘눈으로 본다’. 출근해서 여유가 없으면 점심시간에 하거나 하루 일과가 다 끝나고 남아서 하고 퇴근했다.

문장 2개는 얼마 전까지 ‘백인이 좋아하는 것들 (Stuff White People Like)’이라는 유쾌한 블로그를 봤다. 유명해지기 전부터 우연히 찾아 들어가서 애독했는데 지금은 굉장히 유명해져서 책도 내고 강연회도 다니는 모양이다. 요즘은 예일 대학의 공개강의 중 셀리 케이건 교수의 ‘죽음이란 무엇인가 (The Death)’에 공개된 강의록을 본다. 교수가 워낙 쿨한 사람이기 때문에 문장도 짤막짤막하고 시원스럽다. 이 사이트 역시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 봤는데 얼마 전에 보니 우리나라에 책으로 나왔고 베스트셀러가 되어 있다. 위의 두 사이트에 나오는 문장의 특징은 일단 문법적으로 단순하고 정확하며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대화의 소재와 문어체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 이후부터 쭉 회사의 영어 사회, 통역을 맡아서 보았다. 단어를 5개 읽고 문장 2개를 봤다. 혼자 할 일이 없으면 미친 듯이 미드를 봤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영어본을 심심할 때 읽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거나 문장해석이 막혀도 그냥 읽고 볼 뿐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오래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 ㅍㅍㅅㅅ | 나이 들어 영어 잘 하는 3가지 방법: 나는 어떻게 영어벙어리에서 워싱턴 파견원이 되었는가

요즘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다.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개발자 특성상 더 그렇겠지만, 정말이지 영어를 쓰지 못하면 하루 일과가 불가능 할 정도다. 정말 나는 이렇게 내가 영어를 많이 봐야 할 줄 몰랐다. 
기본적인 기술 문서를 보는 것은 가능한 편이다. 하지만 영어로 된 칼럼 등은 빠르게 읽을 수가 없다. 몇번이고 다시 봐야 이해가 되더라... ㅜㅜ
글을 쓴 남정우씨는 좋은 기회를 받았고, 그 기회를 대단히 잘 살렸다. 저 상황에서 나오는 임기응변은 정말 대단하다.
화상영어와 글쓰기, 문법 공부. 매일 영어기사를 읽고 기술문서를 읽는다. 언제쯤 영어가 편해질진 모르겠지만, 나도 그런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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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go

domingo

글쓰는 감성개발자 도밍고입니다. IT, 책, 축구, 커뮤니티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가장 핫한 트랜드를 간단히 요약하고 코멘트를 달아 여러분들께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의 인사이트를 위하여!

6 comments

  1. 웹에서 볼 때 Domingo’s comment 쪽 폰트 가독성이 좀 떨어지는 듯. 띄어쓰기 간격이 넓어서 그런가? ㅎㅎ

    1. 두줄을 띄워서 그런가… 생각처럼 안나오네요 css 가 ㅜㅜ

      1. 줄간격 말고 단어와 단어사이 ㅎㅎ

        1. 자간 말씀이시군요.
          수정해보겠습니다!!

  2. 덕분에 좋은 글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댓글 감사드립니다 ^^
      앞으로도 좋은 큐레이션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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